열심히 굴러가는 굴렁쇠
장식은 범죄다. 아돌프 로스 본문
1870년생 오스트리아 출신의 아돌프 로스. 그는 <장식과 범죄>에세이를 발표하면서 장식은 원시인과 범죄자가 선호하는 야만적인 형상이며, 불필요한 장식의 거부하는 것이 문명사회의 지표임을 주장했다. 그의 이러한 주장은 공예 역사에 많은 영향을 주었는데, 먼저 아돌프 로스가 활동을 시작하던 때를 알아보자.
아돌프 로스가 활동을 시작하던 시기에는 세세션이 유행 중이었다. 세세션은 개성적인 창조를 목표로 1892년 뮌헨(독일)에서 창시된 아르누보와 다른 기하학적인 양식이다. 또한 글래스고의 엄격한 성적인 양식의 영향을 받아 기하학적인 형태가 표면 장식에서 발견되고, 작은 원과 사각형의 반복적인 패턴이 드러난다.
아돌프 로스는 이러한 당시의 세세션 양식에 염증을 느끼고, 장식을 철저하게 배제한 순수한 형태를 지향해야 한다며, ‘장식은 범죄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는 장식은 범죄라고 생각하며 분리파에 남아있는 전근대적인 요소들을 공격하며 로스는 공예사회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일으켰다.
'장식과 범죄'책을 토대로 구성한 가상의 인터뷰를 제작해보았다.
독일공작연맹에 대해서
일상적 삶에서 미적 근대화 추진을 위해 미술과 공예의 개량을 도모하는 목표를 가지고 예술가 뿐만 아니라 공예인까지 모인 이 연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독일공작연맹의 목표를 헤르만 무테지우스는 노동 품질 향상과 우리 시대 양식 창조로 요약한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리라 생각한다. 공작연맹은 우리 시대의 양식이 아닌 물건들을, 영원성을 위해 만드려 하기 때문이다. 무테지우스는 독일 공작 연맹을 통해 우리만의 양식이 찾아질 것이라 하지만 이는 불필요한 작업이다. 우리는 이미 우리의 양식을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왜 지금의 제품과 디자인이 우리 시대 양식이라는 사실을 부정하려 드는 것인가?!(화를 내며) 독일 공작연맹의 대표였던 요제프 호프만의 설계를 사람들은 우리 시대의 표현이라고 칭찬했다. 몇 년 뒤에는 우리는 이런 방향의 현재 작업들이 우리시대의 양식과 전혀 일치 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현대인은 문신한 얼굴보다 문신하지 않는 얼굴을 더 아름답게 생각하는 것을, 연구를 통해 알아내지 않았다. 현대인의 양식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현대인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독일공작연맹에 대해서는 목표는 좋지만, 쓸데없는 행위를 하고있다고 생각한다.”
가구에 관해서
많은 건축가들이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담은 그 당시 혁신적인, 현대적인 가구를 만드는데, 본인의 가구에 대한 생각이 궁금하다. 본인이 생각하는 현대적인 가구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동 가구들만이 현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움직이지 않는 가구들은 보관용 가구다. 찬장에는 도자기, 장롱에는 옷을 보관했다. 이런 보관용 가구로 방문객은 가족의 부를 알아봤다. 하지만 나는 반대로 생각한다. 천박할수록 찬장은 화려해진다. 현대인들은 화려한 찬장과 장롱이 아닌 벽면, 창턱과 벽감에 보관한다. 그것이 더 실용적이며 현대적이다. 그렇다면 현대적인 건축가가 해야하는 것이 있다. 바로 모든 이동 불가능한 가구는 벽 안에 들어있는 집을 짓는 것이다.”
응용예술에 대해서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응용 예술가의 풍부한 활동이 국가와 생산자들을 위한 국가적 문제라는 목소리가 팽배해 있는데, 응용예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응용예술에 대해 생각하기 전에, 애초에 그것이 필요한가를 생각해본다면 난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까부터 언급하지만 우리 시대의 문화화된 상품들은 예술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예술 작품이 일용품이었던 야만스러운 시대는 지나갔다. 예술은 공예 생산품에서 해방되어 세속화에서 자유로워지고 있다. 예술과 일상용품을 분리해야한다. 현대인은 예술을 그렇게 오용하는 것을 미개하다고 생각한다. 18세기 우리는 학문을 예술로부터 해방시켰다. 예전에는 예술에서 해부학을 이용해서만 나타냈지만 지금은 그것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처럼, 우리는 일상을 예술로부터 해방시켜야한다. 그렇기에 응용예술은 있어서는 안된다.”
*응용미술: 미술을 일용품이나 행사 등에 응용하는 것 또는 이 과정을 의미하며 예술 작품이 아닌 실생활에 주로 쓰이는 물건을 만들거나 꾸미는 미술이며 실제적인 효용에 목적을 둔 미술
장식과 범죄에 대해서
본인이 쓴 <장식과 범죄> 에세이는 당시 공예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본인의 에세이에서 장식의 퇴출을 주장했는데, 이에 대한 객관적인 근거가 있는지.
“처음부터 말한 입장대로 나는 일상을 예술로부터 해방시키기 위해 장식은 퇴출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에 대한 근거는 우선적으로 손해에 있다. 장식 때문에 입는 손해는 크다. 경제적으로 생각해보자. 장식은 이제 더 이상 우리의 자연스러운 문화적 산물이 아니다. 이러한 현대사회에 장식가들은 뒤쳐지고 퇴화되고 있기 때문에 적절한 보수를 받고 있지 않다. 또한 장식의 유무로 인한 노동의 시간은 2배이상 차이가 난다. 오늘날 노동의 절반은 장식을 위한 것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장식은 재료 뿐만 아니라 노동의 낭비이다. 결국 이는 자본의 낭비로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더 이상 장식과 우리의 일상은 관계가 없기에 더 이상 발전할 여지도 없다. 장식들은 세련되지 않은 비현대인들에게 선호되는데, 그들은 장식에 금방 싫증을 느껴 사용기간이 짧다. 따라서 장식을 계속 생산하는 것은 노동 생산품의 가치를 조기에 평가절하하게 만드는 것이다. 나는 ‘어떤 물건의 형태가 지속된다면, 다시 말해 그것이 우리한테 오래 괜찮게 여겨진다면, 그 물건은 그만큼 오래 사용된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장식이 없는 것이 더 만들 때도 경제적이며, 더 오래 사용된다는 뜻이다. 이것이 내가 장식을 퇴출하고자 주장하는 것에 대한 근거다. 현대인이 되어 장식을 퇴출하자. 그러면 우리는 점점 더 부유해지고 부유해질 것이다. 이것이 내가 장식은 범죄라고 칭하는 이유이다.”
마지막 한마디
유명한 <장식과 범죄>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어 좋은 시간이었고 감사하다. 혹시 기사를 읽을 독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나의 에세이 <장식과 범죄>에 반박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하겠다. 확신하건대, 당신이 현대인이 되는 그날. 당신은 아주 작은 장식품도 형량을 가중하고 있음에 안타까움을 느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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